자연속의 여유/자연과 좋은글

겨울 이별 / 김경순

원강한량 2006. 3. 4. 22:02


겨울 이별 
     김경순
모든 것을 비워 낸 뒤 
계절의 끝자락에서 
거친 숨결 하나로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임을 알았다. 
삭풍의 투정에 
알몸의 서러움도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허공에서 윙윙대던 
겨울바람의 비명이 
척박한 대지에 
햇살 한 뭉큼 불러
봄 정수리에 꽂히고
기억 될 것과 잊어야 할 것을 
하늘에 걸어두고 
봄꿈을 향한 태양을 향해 
언 가슴 문지르며 
혼신을 다한 염원의 소리 
최후의 입맞춤으로 
산고의 고통을 내지른 
네 이별의 의미가 
무엇임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