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보현산과 면봉산 - 자연의 양면성
♠ 보현산(1,124.4m) 영천시 자양면
♣ 언 제 : 2005년 8월 28일(일) 맑음
♣ 어디로 : 절골-시루봉-보현산-갈미봉-출발지
♣ 얼마나 : 도상거리 약 10.5km, 5시간 30여분
♣ 누구랑 : 외톨이
▣ 구간별 산행거리 : 절골-(3.3)-보현산-(4.5)-갈미봉에서 임도따라-(2.7)-출발지
=도상거리 약 10.5km
11 : 30 절골 정자에서 출발
11 : 35 ~ 37 삼층석탑
11 : 58 ~ 12 : 00 이정표(시루봉 1.3km)
12 : 21 ~ 25 이정표(정각 1.5, 절골 1.0, 시루봉 1.0, 천문대 1.3km)
12 : 39 이정표(시루봉 0.5km)
12 : 49 ~ 55 시루봉(정각, 법룡사 2.5, 천문대 0.3km)
13 : 00 ~ 10 전시관
13 : 13 ~ 14 : 20 보현산 정상(중식)
14 : 27 ~ 30 천문대정문주차장
15 : 11 ~ 13 두마임도 갈림길
15 : 20 ~ 25 이정표삼거리(832.0m, 보현산 1.4km)봉
15 : 45 ~ 16 : 00 바위전망대
16 : 05 ~ 10 갈미봉(789.0m, 보현산 2.7km)
16 : 28 ~ 30 임도(커버지점)
16 : 50 도로 접
17 : 03 출발지 도착
♠ 면봉산(1,113.0m) 포항시 죽장면
♣ 언 제 : 2005년 9월 11일(일) 흐림
♣ 어디로 : 절골-갈미봉-작은보현산-두마리-곰내재-면봉산-보현산-출발지
♣ 얼마나 : 도상거리 약 16.5km, 7시간 40여분
♣ 누구랑 : 외톨이
▣ 구간별 산행거리 : 절골-(1.7)-갈미봉-(2.7)-작은보현산-(1.2)-두마초교
-(2.2)-곰내재-(2.4)-면봉산-(3.0)-보현산-(3.3)-출발지=도상거리 약 16.5km
11 : 25 절골 정자에서 출발
11 : 30 들머리
11 : 45 ~ 47 삼각점봉(545.7m)
11 : 51 ~ 53 임도에 오름
12 : 07 ~ 10 중간봉우리
12 : 22 ~ 25 갈미봉(789.0m, 보현산 2.7km)
12 : 29 ~ 35 바위전망대
12 : 53 ~ 55 이정표삼거리(832.0m, 보현산 1.4km)봉
13 : 15 ~ 30 보현산 정상(839.0m)
13 : 56 ~ 14 : 20 개울가로 내려섬
14 : 23 ~ 30 두마초교
14 : 58 ~ 15 : 00 곰내재(두마 3.0, 면봉산 3.0, 베틀봉 1.0km)
15 : 20 ~ 22 삼각점봉
15 : 43 헬기장
15 : 50 ~ 16 : 30 면봉산 정상(1,113.0m, 중식)
16 : 48 안부삼거리(좌)
17 : 00 ~ 02 능선분기점
17 : 27 ~ 30 천문대 정문주차장
17 : 40 ~ 50 보현산 정상(1,124.0m)
17 : 57 ~ 18 : 20 시루봉
18 : 25 이정표(시루봉 0.5km)
18 : 35 이정표(시루봉 1.0km)
18 : 44 이정표(시루봉 1.3km)
18 : 56 개울 앞 다리
19 : 03 출발지 도착
자연의 양면성
주중에 화창하다가도 주말만 되면 구질구질해지는 날씨에 더위 또한
물러갈 줄도 모르고 있으니 도대체 계절은 가는지 오는지 분간이 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궂은 날 우산 쓰고 산 찾아 갈일 있는 것도 아니지만
웃비만 들면 구지리한 날씨라도 나름대로 운치는 있으리라.
하여 잔뜩 찌푸린 날이긴 하지만 비는 오지 않고
혹시라도 소나기를 만날까 우산을 챙겨들고 길을 나선다.
가끔 찾아가는 보현산이지만 일반 산님들이 많이 찾는
절골에선 아주 오랜만에 찾는지라 지난번에 한바퀴 돌아보고
미련이 남아 이번엔 거꾸로 돌아보기 위해 다시 찾았다.
절골 정자나무에서 뒤로 5분여 돌아 나와 밭으로 오르는 시멘트 길로 들어간다.
▽절골의 정자나무(8/28)
▽들머리 농로(9/11)
농로 끝이 묘지 가는 길로 잘 다듬은 묘지 뒤로 지능선 잡아 오르면
이내 베어져 너부러진 나뭇가지로 옳은 등로는 보이지 않는다.
적당히 헤치고 봉우리에 올라서면 베어진 잡목사이로 삼각점이 들어난다.
아래로 내려선 안부자리에 좌측내림 길이 보이고 이내 우측으로도 내림 길이 보인다.
곧이어 임도가 꺾이는 자리로 올라서면 너덜지대에 쌓여진 돌탑들도 보인다.
▽임도 조금위의 돌탑들(8/28)
▽들머리의 돌탑들(8/28)
돌탑 뒤로 오르면 산성처럼 축대가 쌓인 길을 만나고
그 길을 따라 우측으로 돌아가다 능선인 듯한 줄기를 찾아
좌측으로 치받아 올라보지만 뚜렷한 등로는 보이지 않는다.
적당히 치고 오른 봉우리에 작은 바위가 있으며
이후로 약하나마 흐릿한 산길을 따라 갈미봉에 오른다.
▽갈미봉의 이정표(8/28)
이정표와 함께 우측 보현리도 내려가는 뚜렷한 등로에는
붉은 리본(녹색농촌체험마을 보현골 보현산자연수련원)도 붙어 있다.
곧이어 우측으로 조망이 좋은 바위전망대에 이르러 잠시 조망을 즐긴 후
이어가는 솔숲사이 등로는 찾는 등산객들에 비해 비교적 넓은 산길이 나있다.
▽전망바위에서 흐릿한 면봉산(8/28)
▽수석봉(8/28)
▽솔숲사이 등로(9/11)
능선분기점에 또 다른 이정표가 있으며 이후로 시계 종주자들의 리본도 드문드문 보인다.
▽능선분기점의 이정표(8/28)
안부자리엔 농기계라도 다닐만한 넓은 길이 접하고
지난번에도 이곳을 지날 때 고라니 녀석이 사람을 놀래키더니
오늘 역시 후다닥 내빼는 게 아마도 여기어디서 상주를 하는 녀석인가 보다,
큰 바위를 지나면 작은보현산에 이르게 되는데
삼각점주위로 베어진 잡목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다.
벌써 끼 때도 지나 허기가 드는지라 김밥 한 줄로 적당히 요기를 하고
조망도 없는 여기서 오래 머물 것 없이 바로 가려다
시계를 따라 죽현까지 갔다가 두마리로 둘러가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먼 것 같은 생각에 지도상으로 보면
북으로 내리꽂는 지능선 길이 있을 것 같아 잔머리를 굴려본다.
하지만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지능선 같은 산길은 보이지 않고
더구나 너부러진 잡목사이로 헤쳐 가는 것도 쉽지가 않을 것 같다.
그렇더라도 나뭇가지사이로 건너 보이는 베틀봉과 곰바위산을 바라보며
북으로 뻗은 지능선을 찾아 나서는데 혹시라도 놓칠까봐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잠시 후 가로로 횡단하는 용도를 알 수 없는 넓은 묵은 길이 보이고
약하나마 지능선 같은 줄기를 붙잡아 내려가니 조금 전에 만난 묵은 길과
비슷한 길을 다시 만나지만 애써 그 길을 외면하고 능선을 따르니
능선 끝 무렵에 와서는 기어이 산길은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이미 개울물 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고
적당히 만들어 내려오니 잠깐 만에 개울로 내려선다.
정말 무지하게 덥다.
도대체 여름은 가고는 있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 같은 날씨는 어제 비온 뒤라 습도도 높고
기온도 높아 진을 빼기에는 꼭 알맞은 날씨다.
다행히 개울가로 내려서니 물도 풍부하고
조금 전 건너 베틀봉과 곰바위산에서 비치던 햇살은 여기까지 내려와 있다.
무더운 날씨에 웃통을 벗어 제치고 등목을 하듯이 물을 찍어 바르고 보니
이 좋은 개울에서 감질나게 이를게 뭐냐 싶은 게
그만 훌러덩 벗어 버리고 물속으로 뛰어 든다.
어~차차!!! 잠시 들어앉아 있는데도 발이 시리다.
날은 더워도 물은 차가운 것을 보니 역시 계절은 가는가 보다.
깨끗한 공기에 잠시 받는 햇살이지만 살갗이 따갑다.
한 십여 분만 있어도 벌겋게 굽혀버릴 것만 같다.
적당히 일광욕을 즐기고 찌든 셔츠를 다시 입고
두마초교 앞으로 다가서니 전에 보이지 않던 등산로 안내판이 잘 그려져 있다.
▽등산로 안내판(9/11)
임도를 따라 되돌아가도 되겠지만 아직도 여유가 있는 시각이라
면봉산을 거쳐 가기위해 곰내재로 오른다.
콘크리트포장과 비포장을 번갈아가며 삼십 여분 만에 곰내재에 오르니
이정표에 ←면봉산 3.0, ↓두마 3.0, ↑월매, →베틀봉 1.0km라고
적혀있는 것이 아무래도 거리측정이 좀 잘못된 것 같다.
중간 중간 샘터표지판과 뚜렷한 등로로 지난번 갈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삼각점봉우리를 지나고 헬기장까지는 꾸준한 오름길이다.
정상이 가까워오자 산꼭대기서 굴삭기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다가서니 기상관측소에서는 무슨 공사를 하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더구나 산을 자른 절개지 벽면에는 쪼대(찰흙)를 발랐는지
수채구덩이의 꾸깨(뻘)흙을 발랐는지 하수구 썩은 퀴퀴한 냄새가 등천을 한다.
냄새를 등지고 조금 아래로 내려와 전망바위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은 수시로 덮였다 걷혔다를 반복하다가도 어느 땐 한쪽은 쨍쨍
다른 한쪽은 먹구름이 잔뜩 덮인 자연의 양면성을 보이기도 한다.
감상에 젖어가며 갖고 온 막초를 여기서 비우고 한동안 머무른다.
▽인간의 욕심으로(9/11)
▽신음하는 면봉산(9/11)
▽자연의 노여움이(9/11)
▽북으로 밀려들고(9/11)
▽서서히 상밖산 넘는 고갯마루까지 조여든다(9/11)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이상의 조망은 기대하기 어려워 이제 보현산으로 향한다.
안부로 내려서면 좌측으로 두마임도로 내려가는 길을 만나고
바로 가는 오름길에는 가이드철선인양 철사 줄이
우측에서 잠깐 보이다가 어느 순간에 또 좌측에서 보이기도 한다.
능선분기점에는 달랑 하나 붙은 리본(포스코 청룡산악회 팔공지맥종주)이
팔공기맥을 알리고 우측으로 꺾어 중간봉우리를 넘을 때쯤에는
고도만큼이나 구름의 양도 더욱 짙게 깔리고 있다.
잠시 후 쌍묘지를 지나면 이내 천문대정문주차장으로 다가선다.
계속해서 산길로 정상을 가려면 주차장우측 통신탑을 우회로 돌아서면
산길은 이어지는데 별로 뚜렷하지는 않다.
정상에 올라서니 자욱한 안개와 구름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관광을 온 사람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 전시관 앞을 지나 시루봉을 향한다.
조망이 좋은 시루봉이지만 이곳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잠시 후 서쪽으로 구름이 걷히더니 햇살이 내리쬔다.
작년 여름 떠순이와 함께 왔을 때도 그렀더니 오늘도 역시 그렇다.
남릉을 중심으로 동쪽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속이고
서쪽은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그런 참으로 희얀한 날씨다.
▽시루봉에서 점점 덮여오는 먹구름(9/11)
▽완전히 가렸지만...(9/11)
여기서 또 한동안 머물다 보니 벌써 시각이 많이 흘렀다.
요즈음은 해가 짧아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빨리 내려가야 한다.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 내려왔지만 벌써 어둠은 깔리고
정자나무 앞의 가로등도 이미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절골의 삼층석탑(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