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8.5 (토) *참가:3명(단장님, 조부장, 나)
*산행코스:오어사-(0.2km,10분)-자장암-(1.8km,40분)-운제산-(4.2km,1시간40분)-시루봉-(1.5km,25분)-임도-(3.6km,1시간5분)-원효암-(0.6km,10분)-오어사 === 도상거리:11.9km, 산행시간:4시간10분 (휴식시간:25분, 방황시간:20분 포함) ===
=== 오어사출발(8시40분) - 시루봉(10시10분) - 원효암(12시40분) ===
신라 불교 10 성인중의 한사람인 혜공대사 역시 춤추고 노래하며 포교를 하고 있을때.. 이 두선사가 이곳에서 수행을 하며 물고기를 잡아 안주삼아 술을 들고 계셨으니 혜공대사가 "명색이 중인데 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으니 남이 볼까 두렵다" 하자 원효대사 왈 "그럼 살아있는 물고기를 뱉어내면 되지.." 라고하며 한분은 위로 한분은 아랫물로 가서는 볼일(?)을 보았는데..
그 중 한마리는 죽고..한마리는 펄펄 살아 움직이니.. 살아있는 물고기가 서로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서 유래한 이 사찰의 이름이 나 오(吾), 고기 어(魚)자를 써서 오어사라 불리게 되었다 합니다.
그 전에는 늘 하얗고 맑은 모래가 있다하여 항사사(航沙寺)라고도 불렸었습니다.
산의 이름 또한.. 원효대사가 수행중에 원효암과 자장암을 오가기 힘들어 그 사이에 구름으로 다리를 놓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구름 운(雲) 사다리 제(梯)를 써서 운제산'이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이렇듯 산의 절경인었는지..아니면 물의 아름다움이었는지.. 신라의 사대조사인 원효, 혜공, 자장, 의상가 수도하던 명찰로서 원효교 다리 건너 계곡 깊은 곳에는 원효암이..오어사의 북쪽 산 정상에는 자장암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 주차장에서 본 오어사 전경

포항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운제산도 이제는 도처에 등산로가 많이 개발되어 있고 산길도 확연한 상태다. 대부분 등산로는 땅이 굳어질 정도로 반들거리지만 운제산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등산로는 마치 심심산골을 연상시키듯 솔옷하게 이어지고 조용한 산행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운제산에서 시루봉을 이어 원효암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일명 운제산 일주코스로 통하고 있으며 대왕암을 중심으로 오어사 옆으로 흐르는 큰 물줄기를 발원시키는 맥을 타고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산행이다. 운제산 일주의 들머리를 영일만온천쪽 또는 오어사, 어느쪽에서 시작해도 무방하지만 영일만 온천에서 시작한다면 소요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오어사에서 시작할 경우는 원점회귀가 용이한 편이다. 오늘 산행은 지난번 일주코스를 역주하였으며, 산행로 전 구간은 고속도로 같은 능선길이 또렷하게 이어지고 각종 표지기들이 간간이 나타나므로 갈림길에서 방향전환만 조심한다면 누구든지 운제산 일주가 가능하다.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며 여유를 부린다고 하더라도 6~7시간 내에 가능하고 시간이 촉박하다면 시루봉을 내려서는 임도에서 비포장 차도를 따라 내려서게 되면 새사구점에 있는 후동시인의 집을 거쳐 오어지로 내려 설 수도 있다.
뜨거운 8월의 땡볕 속에서 행장을 꾸려 오어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자장암으로 올라서는 계단처럼 되어있는 숲 길로 들어선다. 절벽 위에 단초롬한 자장암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고 여유롭게 보이는구나.


<자장암의 단초롬한 모습>
암릉 위에 위치한 단아한 자장암의 정취를 뒤로 하고 장송들 사이로 맑끔히 정리된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오르니 대각리에서 올라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엔 쉼터가 마련되어 잠시 목을 축이며 담소를 나눌수 있다.

정상 바로 아래에 대왕암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타나며 표짓대가 잘 되어 있으므로 쉽게 찾아 오를수 있다.


바로 위로 오르면 운제산 정상 표지가 산불감시초소 옆에 있다.

<운제산 정상 (482m)>
정상에서는 남쪽 대왕암이 지척으로 보이고 남서쪽으로는 오어지의 지계곡을 이루는 암시밭골이, 그리고 그 건너로 오늘의 최고봉인 시루봉(503.4m)이 뿌옇게 건너다 보인다.



<대왕암>
따가운 8월의 뙤약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시루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운제산에서는 대왕암 반대편인 북쪽 내리막 숲 길로 내려선다. 이 길은 내리막이 끝날 즈음 대각방면으로 이어지는 큰 길과 곧 만나게 된다. 즉, 대각에서 철탑쪽으로 올라 헬기장을 지나친 후 운제산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길이고 정상 동쪽 아래의 운제샘을 넘어선 지점이다.
이후 작은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끼고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지나친 후 두 번째 솟아오른 봉우리로 접어 들어야 한다. 대각으로 내려서는 뚜렷한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올라서는 봉우리를 올라서게 되면 이내 또다시 완연한 좋은 길을 만나게 된다. 방향은 서쪽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다. 고개를 바짝 숙인 야트막한 능선으로 접어드는 셈이다. 왼쪽으로는 암시밭골로 이어지는 지계류를 형성하고 오른쪽으로는 홍계리로 흘러드는 상단 지계곡을 형성하는 능선길이다. 숲 사이로 언뜻 홍계리일대가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홍계리는 옛날 마을 앞으로 큰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그 크기가 배를 댈 정도로 넓었다고 한다. 그래서 넓은 계곡이란 뜻으로 홍계라고 부른다고 한다. 안부 하나를 지나친 후 제법 가파른 오르막 하나를 올라서게 되니 포항시와 경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시경계 지점에 이르게 된다. 주능선 정면으로는 아늑한 무덤 4기가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운제산을 출발하여 대략 30분 정도 다리품을 팔았다. 여기서는 왼쪽 오름길 능선을 따라야 한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송면 홍계리와 경주쪽 왕신저수지 안쪽의 사라마을을 잇는 사라재로 연결되는 길이다.
시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아늑한 숲길은 인적이 드문 탓에 청정미를 그대로 간직한 호젓한 길이다. 10분 정도 오름길을 지나치니 널널한 안부가 펼쳐지는 헬기장에 도착한다. 제법 너른 터가 작은 분지를 연상시킨다. 이 헬기장을 지나쳐 50m 정도 더 진행하게 되면 452봉 직전의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길은 경주쪽 사라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시루봉 가는 길은 왼쪽으로 살짝 올려치는 길이다. 길은 452봉을 직접 올라서지 않고 왼쪽 허리를 돌아선 후 내려서면서 이어지게 된다. 452봉은 포항시 대송면, 경주시 강동면과 천북면을 가르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452봉을 돌아 나서면서부터 방향은 다시 남동으로 이어지게 되고 트래바스 길이 다시 주능선과 합류하는 지점을 내려서게 되면 "평해황씨무덤"이 있는 3기의 무덤을 지나치게 된다. 길은 또렷하면서 오붓하게 이어진다. 좌우로 널널한 분지가 형성되는 지점쯤으로 예전에 "납석광산"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왼쪽 산비탈 아래로 다시 무덤 3기를 지나쳐 5분 정도 더 나서게 되니 왼쪽 아래로 지능선 하나가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치게 되고 다시 10여분 만에 시루봉 직전의 4거리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여기까지 이어지는 산길은 마치 강원도 오지의 원시림을 방불케 하듯 쭉쭉 뻗은 키 큰 나무숲을 따르며 이어진다.
시루봉은 여기서 정면 오른쪽 방향으로 3분 정도 올라서면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시루봉 정상 표지>
시루봉(503.4m) 정상부는 강원산업 삼표산악회에서 설치한 스텐레스 기둥표식이 자리하고 있다. 사방이 숲으로 가로막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고 표식만 없다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곳이다. 여기서 남쪽 능선을 계속 이어가게 되면 오리온 목장을 지나 토함산까지 맥이 이어지고 포항지역 일부 매니아들이 토함산까지 잇는 긴 산행을 시도하기도 한다. 다시 시루봉 직전 4거리 갈림길까지 되내려와 이 갈림길에는 빛바랜 산불방지 깃발이 걸려있고 시루봉 방향으로 낡은 나무이정표가 방향을 지시하고 있기도 하다. 시루봉 왼쪽 아래로 난 길을 5분 정도 따라 나서 봤더니 시루봉을 직접 거치지 않고 9부 능선쯤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다시 주능선과 합류하는 길로 추령을 지나 토함산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서 운제산 일주길은 반환점을 찍고 돌아 나선다고 할 수 있다.
4거리 갈림길에서 왔던 방향의 주능선 아래로 Turn을 하여 북동으로 이어지는 길로 접어든다. 잠시 나서게 되면 동쪽으로 이어지는 또렷한 능선길이 시작된다. 계속되는 내리막을 따라 13분 가량 내려서니 또다시 갈림길을 만난다. 지능선이 둘로 갈라지는 지점으로 정면으로 희미한 능선길이 있는데, 여기서는 왼쪽 아래로 내려서는 또렷한 길을 따라 내려서야 하고 다시 12분 만에 임도 고갯마루에 이르게 된다. 이 비포장 임도는 대각에서 염소목장을 지나 경주 암곡동 도투락목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차량 통행이 가능한지 마침 코란도 한 대가 고개를 넘어서고 있다. 임도 옆으로는 넓직한 무덤이 있다. 이쯤에서 지친다면 왼쪽 아래 임도를 따라 후동시인이 살고 있는 새사구점, 이사구점을 지나 오어사로 내려 설 수도 있다.
산여리에 있는 이사구점은 조선시대의 사기점(砂器店)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며, 새사구점은 이사구점이 남서쪽 골짜기에 새로 사기점이 옮겨와 생겼다는 데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더운 날씨에 소나무 그늘 아래서 목도 축이고 다리쉼도 한참을 한 후에야 원효암을 향해 오름짓을 한다. 임도 건너편 동쪽 숲길로 접어든다. 5분 정도 올라서면 왼쪽으로 헬기장 터였는지, 무덤터였는지 모를 넓은 터를 지나치고 다시 5분 후에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돌아 나서며 다시 주능선과 접하게 된다. 이어서 만나게 되는 359봉도 왼쪽으로 우회가 가능하다. 임도에서 올라선지 40분 후에는 넓직한 헬기장에 도착하게 된다.(약 420m) 사방으로 조망이 좋고 대왕암도 북서쪽으로 건너다 보인다. 이 헬기장을 올라서기 전 왼쪽으로 헬기장을 거치지 않고 돌아 나서는 길이 있다. 헬기장에서는 왼쪽(북)으로 난 길로 내려서야 한다. 자칫 동쪽 지능선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헬기장을 지나 10분 정도 내려서게 되면 또다시 갈림길에 이르게 되는데 두 길은 모두 원효암으로 내려설 수 있고 늪지대 근처에서 다시 합류하게 된다. 이 갈림길에서 정면 능선길은 늪지대 오른쪽을 휘어 돌아 내려오게 되고, 왼쪽 길은 늪지까지 곧바로 이어지게 된다.(왼쪽 내림길이 다리품을 절약할 수 있다.) 왼쪽 길을 따라 내려오게 되면 늪지 바로 직전에서 다시 갈림길이 있는데 오른쪽은 늪 옆을 지나 원효암으로 이어지는 길로 바로 앞에서 만났던 길과 합류하게 된다. 왼쪽 길은 주능선을 조금 더 이은 후 322봉을 지나쳐 원효암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왼쪽길로 접어들어 20여분 후면 지그재그 사면을 따라 원효암 뒤로 내려서게 된다.
원효암은 옛 원효대사의 자취가 깃든 곳이며 지금은 삼성각, 관음전,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장암과 달리 계곡 안쪽에 자리한 아담한 암자이다. 특히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샘물 맛이 일품이기도하다. 암자 앞 샘터에서 시원한 감로수로 더위를 식히고 불심이 깃든 자그마한 돌탑들이 서 있는 계류를 따라 10여분을 내려서게 되면 깊고 푸른 오어지가 시선을 압도하고 호수 건너 오어사의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윽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원효교를 건너서게 되니 비로서 뙤약볕 아래의 운제산일주가 막을 내린다.

<오어사 경내 전경>
뜨거운 햇볕 아래서 반겨주는 달구지에 몸을 싣고 포항으로 들어와 시원한 냉콩국수로 점심 허기를 달래고 집에 돌아와 땀을 씻고나니 만사가 내것이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