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여유/경상권 산행

밀양 수리봉-억산

원강한량 2006. 9. 8. 14:46

수리봉(765m)과 억산(954m)

 

경남 밀양시와 경북 청도군 접경에 위치한 영남 알프스 서쪽 산릉이다.

 

계절에 따라 산색이 바뀌는 우리나라의 산은 같은 산이라도 한두 번쯤 올라서는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다. 적어도 네 번 정도는 올라야 품평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역시 품평의 완성이라기보다는 품평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느낌이 그만큼 크게 다르다는 의미인 것으로 생각된다. 조망의 즐거움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계절의 변화가 큰 변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거리와 방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가까이서 보는 것과 멀리서 보는 것이 다르고,동쪽에서 보는 것과 서쪽에서 보는 것이 유별한 것이 그 이유다.

억산의 상징인 깨진바위. 등로는 정상석에서 바위쪽으로 조금 가다가 오른쪽으로 나와 있는 우횟길로 내려선다. 위쪽 하늘금은 가지산에서 뻗어 나온 북릉이다.

육산이 많은 영남알프스의 여느 곳과 달리 암봉과 암릉이 꽤 발달해 있는 곳이다.

그 때문에 이곳의 풍광은 시원스럽기 그지 없다.

 그런 모습은 가까이서,혹은 방향을 달리해서 보면 더욱 새로운 느낌으로 만날 수 있다.

바로 그곳에 울창한 숲이 그늘을 만들고 있고,또 그 아래로 깨끗하고 호젓한 산길이 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짙어진 산색과 함께 감동의 깊이도 더하고자 한다면 찾아볼 것을 권한다.

코스는 석골사입구를 기점으로 올라 수리봉과 억산에 오른 뒤 범봉에서 남릉을 타고 석골사입구로 되돌아 오는 것으로 한다.

석골사로 올라가다 보면 석골사 조금 못미친 지점에 일방통행 갈림길이 나온다. 차량 교행이 원활하도록 오름 차로와 내림 차로를 따로 나눠놓았다. 그 지점의 왼쪽 산길이 산행들머리다.

소형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입구를 지나 석골사쪽으로 10여m 더 간 길목이다. 24번 국도변 원서리 정류소에서 걸어서 올라간다면 20분쯤 걸리고 승용차로 오른다면 5분쯤 걸린다.

초입 부분의 산길은 묵은 산판길인 듯 제법 넓다. 그 길을 따라 2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능선을 오르는 길(소로)이 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그 능선길에 접어들면서 시작된다. 능선길이 있는 지점은 완만하게 오르던 산판길이 살짝 고개를 숙여 내리막으로 막 바뀌는 곳이다. 이 길을 찾았다면 수리봉까지 오름(윗쪽)길을 따르면 된다. 가끔씩 만나는 사잇길은 무시한다. 첫번째 전망바위까지 20분,다시 쉼터바위까지 3분,수리봉 직전 전망바위까지 18분쯤 걸린다.

수리봉 직전 전망바위는 내려다 보는 조망이 좋다. 단장천과 만나 밀양강이 되기 직전의 동천이 산자락을 굽이치면서 빚어낸 농촌 들녘이 무척이나 넉넉하다.

수리봉은 이 전망바위에서 3분쯤 걸린다. 석골사에서 보면 거대한 바위로 뾰족 솟아 있지만 막상 정상에 서면 육산의 봉우리과 다를 바 없다. 조망도 잡목에 가려 답답하다.

수리봉에서 내려가면 본격적인 암릉길이 시작된다. 이번 코스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날등을 따라가는 묘미도 짜릿하지만 좌우로 펼쳐지는 풍광이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 진행방향의 오른쪽은 석골사 뒤쪽의 협곡이며 왼쪽은 북암산과 문바위에서 흘러내린 물이 폭포를 이루고 있는 운곡쪽 계곡이다.

 

▽ 운문산 좌측으로 가지산이 보이고

 

일대 바위 중 장관으로 꼽히는 문바위를 가장 가깝게,그리고 멋있게 조망할 수 있는 것도 이 구간의 매력이다. 수리봉에서 암릉 전망대까지 7분,등로 오른쪽으로 길이 뚜렷하고 리본이 많이 달려있어 무심코 그 길을 따라가기 쉬운 갈림길 주의지점(여기서 등로는 왼쪽)까지 4분,다시 문바위 갈림길까지 20분쯤 걸린다.

능선 분기점인 문바위 갈림길에서 억산 방향은 오른쪽이다. 왼쪽은 문바위 방향으로 15분이면 갔다올 수 있다. 정상은 밀양마음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오석이 홀로 지키고 있다.

사자바위는 문바위에서 능선 분기점으로 되돌아나와 왼쪽의 능선길로 연결된다. 그 길을 따라가면 3~4분쯤 걸려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방향은 사자바위를 거치지 않고 억산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사자바위 역시 갔다가 되돌아 나와야 한다. 삼거리에서 3~4분 소요.

등로는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가거나 중간지점의 안부에서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를 수 있다. 어느 길을 가든 억산 능선길과 만나게 된다. 이후 길은 능선을 줄곧 좇아가면 큰 무리가 없다. 사자바위에서 석골사 갈림길까지 30분,다시 헬기장까지 6분,억산까지 3분쯤 소요된다.

 

이무기의 꼬리에 치여 바위가 두동강 났다는 전설의 억산은 전설 그대로 깨진바위가 장관이다. 하늘로 치솟은 바위의 위용은 우횟길에서 쳐다보면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거대하다.

억산에서의 등로는 정상석에서 암봉쪽으로 조금 가다가 오른쪽의 우횟길로 내려선다. 이 길이 이번 코스 중 가장 거칠고 훼손이 심한 구간이다. 낙석과 미끄럼 방지에 유의한다. 팔풍재까지 15분 소요.

팔풍재에 닿으면 길은 앞뒤 좌우 4갈래로 나와 있다. 사정이 생겨 더 이상 진행하기 곤란하다면 좌우 대비골로 내려서면 된다. 청도(대비사)쪽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내려서면 되고 밀양(석골사)으로 가려면 오른쪽 계곡길로 내려서면 된다.

등로는 진행방향 직진이다.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는 이 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호거대로 가는 갈림길을 만나고 다시 10분쯤 더 가면 하산이 시작되는 범봉에 올라서게 된다.

범봉은 이전에는 헬기장이었으나 잡목이 자라는 바람에 대여섯 사람이 겨우 쉴 수 있는 공터로 변해 버렸다.

범봉 남릉으로의 하산은 진행방향 왼쪽(동남쪽·주릉길)이 아닌 오른쪽(남서쪽)의 수풀 사이 조그만한 길로 이어진다. 눈에 띌 수 있도록 리본 3개를 달아 놓았으니 참고한다.

능선 상 무덤까지의 길은 부드러운 오솔길이다. 무덤을 지나고부터는 내리 쏟아지는 암릉의 비탈로 바뀐다. 대신 주변의 풍광은 수리봉~문바위 암릉길 못지 않다. 깊은 정적에 싸여있는 대비골과 그 너머로 전혀 다른 모습의 문바위와 수리봉 등이 우뚝하다. 물론 뭇 봉우리들을 호령하는 억산의 헌걸찬 모습은 단연 으뜸이다. 곳곳에 즐비한 전망바위에 올라 그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범봉서 첫번째 만나는 전망대까지 20분 소요,상운암계곡 치마바위가 손 닿을 듯 가깝게 보이는 마지막 전망대까지 다시 20분쯤 걸린다.

 

마지막 전망대를 내려오면 1분 거리에 길은 좌우로 나눠진다. 어느 길을 택하든 큰 문제가 없지만 오른쪽 길을 따르도록 한다. 왼쪽 길은 상운암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물을 만나는 대비골 하류까지 2분 소요. 다시 3분쯤 더 내려가면 대비골 주 등산로에 닿게 된다. 물길을 건너는 지점에서 석골사 소형주차장까지 15분쯤 걸린다.

 

등산코스

    산내면 원서리 석골사입구 ~ 수리봉(765m) ~ 문바위(875m) ~ 사자바위(924m) ~ 억산(954m)

          ~ 팔풍재 ~ 범봉(962m) ~ 남릉 ~ 석골사 ~ (소형)주차장  (산행시간 3시간40분쯤)

 

조망을 즐기면서 쉬엄쉬엄 걸어간다면 5시간 안팎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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