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암 전경>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운제산( 482m)은 원효대사가 원효암과 자장암을 명명하고 수도 포교할 때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암자가 기암절벽에 있어서 내왕이 어려우므로 구름다리로 서로 오가고 했다하여 붙인 이름이라고도 하며, 신라 제2대 남해왕비 운제부인의 성모단이 있어서 붙인 이름이라고도 한다.
과거에 자장, 원효, 혜공 등 고승들이 이산에서 수도하였다고 전해진다.
<오어사 전경>
오어사는 신라26대 진평왕때 자장율사가 세운 절로 원래 이름은 항사사였다. 문화재로는 오어사 동종(보물 1280호), 오어사 대웅전(문화재 자료 제 88호) 등이 있으며 절의 유래가 삼국유사 제4권 "의해편"에 절의 유래가 기록되어 있으며 보통 운제산 산행들머리가 된다.
<오어사동종 (보물 1280호)>
<오어사 대웅전(문화재 자료 제 88호)>
오어사를 둘러싸고 있는 경치에 대해서는 굳이 필설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 다. 전국 유명 사찰치고 산 좋고 물 좋지 않는 곳이 그 어디 있겠는가! 오어사도 예 외는 아니었다. 오어사도 산과 물과 절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그림같이 빼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었다.
사시사철 제 멋을 마음껏 뽐 낼만한 그런 경관이었다. 거기다 가 절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이 절은 참배 객들을 더욱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참배 객들을 압도하는 그런 위용을 오어사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냥 자 연 속에 자연과 함께 있는 듯한 그런 조용한 절이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오어사를 다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오어사의 빼어난 경관 때문 만이 아니다.
오어사에 다녀온 후 나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새로운 깨달음 을 하나 얻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어사를 쉬이 잊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나는 여기서 오어사를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오어사(吾魚寺)라는 절 이름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신라 때 혜공 스님이 이 절에서 수도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는 신라 원효스님은 요석공주와 파계(破戒)한 뒤 대중 속에서 노래와 춤으로 대중을 교화하고 있었다. 신라 혜공 스님 역시 원효 스님 못지 않게 망태기 진 채로 거리에 나가 춤추고 노래하며 불교 대중화에 힘쓰던 중이었다. 원효 스님은 마침 혜공 스님이 계신 이 곳에 들리게 되었다.
두 스님은 뜻이 맞아 이 곳에서 함께 수도 정진하게 되었다. 세 월이 한 참 지난 다음에 두 스님 다 상당한 도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는 두 스님이 각자의 법력(깨달음의 힘)에 대해 자랑하게 되었다. 서로 자신의 법력이 더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고 우기게 되었다. 그래서 두 스님은 서로의 법력(法力)을 겨루어 보기로 하였다. 마침 그 때 절 앞 개울에는 물고기가 맑은 물에 헤엄쳐 노닐고 있었다.
두 스님 은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개울에 해엄쳐 다니는 물고기 두 마리를 생포하여 한 마리씩 삼키기로 하였다. 불살생의 불교교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스님들이 고기를 삼켰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자신의 입으로 물고기를 비록 삼켰어도 그 고기는 죽지 안고 살아 남을 것이라는 자신감에서였을 것이다. 한 참 후 두 스님은 계곡 상류 바위 위에서 흐르는 물을 향해 변을 보게 되었다. 두 스님이 변을 다 보았을 때 결국 한 마리만 살아서 퍼득퍼득 거리며 헤엄쳐 달아났다.
두 스님은 재빠르게 그 고기를 향해 저것은 내 고기라고 외쳤다. 혜공 스님도 원효 스님도 서로 자신의 고기는 살아남았다고 우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吾)는 나, 어(魚)는 물고기, 사(寺그)는 절, 그 이전까지 항사사(恒沙寺)였던 그 절이 오어사(吾魚寺)라 불리게 되었 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집도 가족도 심지어 절까지 다 버리고 구름같이 떠다니는, 모든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스님들 도, 인간적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깨달았다고 하는 해공이나 원효 스님도 서로 자기의 고기라고 우기는 욕망, 이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어사 (吾魚寺), 참으로 기막힌 말이 아닌가. 욕망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 을 웅변하는 것이 아닐까?
<시루봉 정상>
<운제산 정상>
도로안내 :
경부고속도로 경주IC 7번국도 ⇒ 포항 ⇒ 신형산교 ⇒ 포항제철 ⇒ 청림삼거리에서 감포방향으로 우회전 ⇒ 지방도 929번 ⇒ 3.9km ⇒ 오천 ⇒ 14번 국도 ⇒ 3.7km ⇒ 용산리에서 오어사 방향 우회전 ⇒ 3.0km ⇒ 오어사
현지교통 :
시내에서 오천행 102번, 300번 시내버스 이용(12분간격 운행) 오천 구종점에서 하차 후 오어사행 버스 탑승(1일 11회)
등산코스 :
- 1코스 : 대골다리 ⇒ 돌담집 ⇒ 능선철탑 ⇒ 안부묘지 ⇒ 능선휴게소 ⇒ 오어사갈림길 ⇒ 묘지 ⇒ 갈림길 ⇒ 운제산 정상
- 2코스 : 이사구점 ⇒ 운제사(설산암) ⇒ 계곡 ⇒ 삼송지 ⇒ 대왕암 ⇒ 헬리포트 ⇒ 운제산 정상
- 3코스 : 대골다리 ⇒ 여근곡초입 ⇒ 철탑 ⇒ 무덤 ⇒ 헬리포트 ⇒ 홍계폭포 갈림길 ⇒ 운제샘 ⇒ 갈림길 ⇒ 운제산 정상
- 4코스 : 용암사 ⇒ 홍계폭포 ⇒ 성불암 ⇒ 성불암 주차장 ⇒ 절골마을다리 ⇒ 철탑 ⇒ 너덜 ⇒ 홍계폭 갈림길 ⇒ 갈림길 ⇒ 운제샘 ⇒ 갈림길 ⇒ 운제산 정상
- 5코스 : 오어재 ⇒ 산여농장뒤 ⇒ 오어사 갈림길 ⇒ 묘지 ⇒ 갈림길 ⇒ 운제산 정상
2006년7월8일 산행(종주코스)
오어사 ⇒ 원효암 ⇒ 헬기장 ⇒ 시루봉 ⇒ 능선 ⇒ 운제산정상 ⇒ 오어사갈림길 ⇒ 산여농장뒤 ⇒ 자장암 ⇒ 오어사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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