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여유/강원권 산행

평창 발왕산

원강한량 2007. 2. 3. 11:20

발왕산 ( 發旺山 1458m )

 

강원 평창군 도암면, 진부면, 강릉시 왕산면

 

발왕산(1458)은 대관령 용평스키장으로 더욱 알려진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과 진부면 그리고 강릉시 왕산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즉 백두 대간이 오대산,황병산을 거쳐 대관령으로 이어질 무렵 황병산에서 남쪽으로 더욱 거대한 봉우리를 솟구치게 했으니 그 산이 바로 발왕산이다. 이 발왕산을 오르려면 일단 횡계에 이르러야 한다. 횡계에 이르는 방법은 강남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일단 원주에 이른 후 횡계행 직행버스로 갈아타는 방법과, 동서울 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로 직접 횡계까지 가는 방법이 있는데 둘 다 약 3시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횡계에서 용평스키장까지는 1일 2회의 시내버스가 운행되는데 당일산행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용평스키장까지는 택시로 7~8분 거리이다.

 

용평스키장 앞에 이르면 드라곤벨라 호텔건물을 위시로 각종 위락시설을 갖춘 건물들이 육중하게 들어 차 있어 산꾼에게는 잠시 위압감을 주기도 한다. 그런 용평스키장 단지를 뒤로하고 남서쪽으로 뻗은 비포장길을 따르면 약 20분 후 용산2리 마을회관이라는 푯말이 붙은 허름한 농가가 한 채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발왕산 산행의 길목이다. 이곳에서 비포장길을 버리고 좌측의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나 있는 사잇골 초입으로 들어섬으로서 본격적인 발왕산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5분여 후 마지막 농가 2채를 지나 밭떼기를 통과하자 이제껏 따르던 수레길은 좁은 등로로 바뀌고, 졸졸졸 섬섬옥수를 만들며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사잇골 초입에는 빨간 앵두를 연상하는 이름모를 열매들이 즐비하여 가을의 진수를 만끽하게 해 주고 있다. 그렇게 약 15분 진행하면 첫 번째 계류를 건너서게 된다. 첫 번째 계류를 건너면 수분 단위로 대여섯 차례 계류를 반복해서 건너게 되고 16분 후 계곡이 Y로 갈라지는데 등로는 우측으로 난 계곡쪽으로 나 있다. 이제는 계곡의 물줄기의 기세가 다 꺾였으니 딴은 능선 안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약 15분 우측 계곡을 따르면 안부 직전에서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등로는 우측의 안부방향을 외면하고 좌측의 급사면 오름길 방향으로 오르도록 되어 있다. 약 60도 경사는 될 듯, 급경사 오르막을 미끄러지지 않도록 나뭇가지에 의지하며 약 15분 정도 오른 후에야 비로서 한 능선 위로 오를 수 있다.

 

완만해진 능선상에는 한창 절정을 이룬 단풍들이 어울려져 있어 오색의 향연장에 초대된 듯 하다. 그런 오색의 향연장 흥취를 만끽하며 약 20분쯤 진행하면 좌측의 능선과 만나게 되고, 산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바꾼다. 이후부터는 자못 고산답게시리 주목과 고사목들이 이따금씩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분위기의 길을 따라 다시 20분쯤 더 오르면 수십평의 공터를 이룬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 좌측(북동쪽)으로 실버, 레드능선길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어쨌든 이곳쯤에 이르면 발왕산의 전모를 모두 확인할 수가 있다. 남쪽 약 0.5km 전방에는 산정의 넓은 자태가 기다리고 있고, 북쪽은 대관령과 황병산 사이의 파란 대관령 목장 초지가 꽤나 전형적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실버, 레드능선 공터를 뒤로 하고 정상을 향해 약 5분쯤 발걸음을 옮기면 또 한차례의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그리고 발왕산 정상은 이곳에서 다시 5분여 거리, 잔잔한 바위지대와 더불어 사방의 시야가 확 트이는 정상을 차지하면 너무나 장쾌하다. 우선 북쪽의 황병산과 대관령을 필두로 남하하는 백두 대간은 동쪽의 능경봉(1123)-고루포기산(1238)-화란봉-석두봉-대화실산(1010)-두로봉-석병산(1055)으로 잇고 있다. 그 중 고루포기산은 남쪽으로 지맥을 형성하는데 옥녀봉(1146)을 거쳐 조고봉과 노추산(1321)을 일으킨다. 또한 발왕산 남쪽으로는 두로봉-노인봉-상원산(1421)등 백두 대간보다 더 높은 산줄기를 솟구치게 하고, 서쪽으로도 발왕재 너머 박지산(1391)을 비롯하여 가리왕산(1561), 중왕산(1376), 백석산(1364)등이 파노라마를 형성하고 있으니 과연 산중의 산이 아닐지... 산 말고도 특이한 전망은 동쪽 백두 대간을 사이에 두고 흘러내리는 송천의 파란 물줄기, 특히 수하리의 횡계댐이 눈길을 끈다.

 

하산길은 북쪽의 실버능선 또는 레드능선을 따라 용평스키장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정석의 코스이다. 그러나 발왕산의 분위기를 연장하려면 발왕재를 향하는 서쪽능선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서쪽 능선은 사람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아 희미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약 6분 정도 진행하면 공터가 하나 나타나고 이후 능선길은 더욱 희미해져 단지 감각적으로 길을 이어야 할 판이다. 이때부터는 남쪽의 봉산리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수시로 지도와 나침반을 맞추어 보면서 진행하도록 한다. 그런 식으로 약 20분 진행하면 지도상의 1391봉을 대하게 된다.

 

1391봉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능선길은 아예 흔적도 없어지고 잡석으로 어울린 내리막이 능선을 따른다. 이곳에서는 능선흐름만 잃지 않으면 되는데 약 15분 길을 만들어 내려서면 1253봉 전 안부로서, 다시 희미한 길흔적이 이어지게 되니 안심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한 굽이 오르면 1253봉, 즉 수풀에 헬기장이 묻혀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 1253봉에서 발왕재로 내려서려면 좌측 능선을 택해야 한다. 그러나 잘못하다가는 교통의 사각지대인 봉산리로 내려설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쯤해서 우측 능선인 서북능선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따금씩 잡목의 방해를 받아 이리저리 헤쳐야 하는 그 서북 능선을 따라 약 30분쯤 내려서면 저기 발왕재 아래의 윗곧은골이 내려다 보인다.

 

억세게 자란 산죽숲을 마지막으로 헤치면 비로서 윗곧은골을 끼고 형성된 수레길이 나타난다. 그 수레길을 따라 30분쯤 내려서면 큰느삼동 마을이 되고, 다시 25분 내려서면 드디어 산행을 시작했던 용산 2리 마을회관 앞이다. 너무 수레길이 지루하다고 느낄 때마침 산행이 마무리된 것이다. 그때 빈 택시 한 대가 내려오고 있어 그 택시로서 횡계까지 나오니 그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다.

 

산행코스

용평스키장-용산2리 마을회관- 사잇골-실버 레드능선 갈림공터-발왕산-1391봉-1253봉-서북능선-곧은골-큰느삼동-용산2리 마을회관 (산행시간 4시간 40분)

 

 

 

 

▼ 발왕산 정상의 모습

 

▼ 발왕산 정상의 돌탑 

 

▼ 상원산-박지산 능선

 

▼ 매산의 정상석

 

 

산행코스: 주차장~새마을회관~레인보우슬로프~작은광장~큰광장~발왕재~곧은골~새마을회관

              ~주차장   (총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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