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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 응봉산 용소골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
가볼만하다는 산과 계곡은 알려질만큼 알려진 게 요즘 사정이다. 그러나 비록 알려졌으되 ‘아직 이곳만은’ 아무에게나 쉽사리 발길을 허용치 않는 곳이 있다. 강원도 응봉산(999m)이다.
본디 강원도에서 ‘물’하면 빠뜨릴 수 없는 곳이 응봉산.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재량박골, 온정골 등 천미터도 안되는 산에 굵직한 계곡을 다섯이나 거느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이렇게 계곡이 세 개나 몰려있는 풍곡리는 이름마저 계곡이 풍부하다는 뜻의 ‘풍곡(豊谷)리’. 그 중에서도 최고의 비경지는 단연 용소골이다. 용소골은 절벽을 타고 넘어야만 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용소가 3개나 도사리고 있고 구절양장처럼 휘도는 협곡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 코스의 경험자를 대동하는 게 안전하다. 예측불허의 폭포와 한 굽이 돌 때마다 입을 쩍쩍 벌리게 하는 소와 담은 한여름에도 소름 돋을 한기를 뿜어낸다. 용소골의 압권은 1·2·3 용소. 시커먼 소가 뿜어내는 마력에 눌려 혼자 용소골을 오르던 이들도 종종 되돌아 내려오는 일도 있다. 마을에서 기우제를 지내던 1용소 1용소까지는 덕풍마을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 응봉산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은 사람들은 1용소만 보더라도 응봉산 계곡이 지닌 마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용소는 세 개의 용소 가운데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며 신성시하던 곳. 그러나 산행을 제법 해본 산꾼이라면 정상을 넘어 온정골 덕구온천까지 하루거리의 계곡 산행을 욕심내볼 만하다. 1용소에서 2용소까지 1시간, 3용소까지 약 3시간이 걸린다.
용소골을 오르는 대다수 등산객들은 3용소를 지나 주계곡을 계속 따라가는 길보다는 3용소 가기 전 왼쪽의 작은당귀골로 곧장 응봉산 정상으로 오른다. 용소골이 상부에는 임도가 나 있어 제멋을 잃어 버렸고 또한 응봉산 정상을 남쪽으로 한참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은당귀골은 시간도 단축될 뿐 아니라 천연의 계곡을 따라 정상까지 길도 잘 나 있다. 작은당귀골은 입구에 표지기가 걸려있다. 응봉산 정상에서 맑은 날이면 동해까지 바라다보인다. 정상에서 온정길을 따라 덕구온천까지 하산하는 데는 2시간 30분 잡으면 된다. 용소골은 협곡인지라 주계곡을 따라 오르면 길 잃을 염려는 크게 없다. 주의할 곳은 제1용소와 2용소의 우벽의 트래버스하는 곳. 2용소와 3용소 사이에도 몇 개의 소를 더 지나므로 약간의 보조 자일과 슬링을 준비해가는 게 좋다.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온 사람들에게는 풍곡리 입구에서 덕풍마을까지 이어진 덕풍계곡(지도에는 풍곡계곡이나 주민들은 덕풍계곡이라 부른다)을 권할만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곳곳에 물을 건너야했으나 올해 봄 버릿교, 부추밭교 등 총 5개의 다리가 완공되어 마을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덕풍계곡은 계곡 좌우 깎아지른 절벽이 절경인 곳으로 점차 안으로 들어갈수록 계곡이 넓어진다. 찍소, 구룡소 등 전설이 담긴 소가 군데군데 펼쳐진다. 첫 번째 다리를 지나서 있는 구룡소에는 길이가 15센티미터나 되는 산천어를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오염되지 않은 계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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