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여유/강원권 산행

응봉산-용소골

원강한량 2006. 10. 19. 10:47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 응봉산 용소골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가볼만하다는 산과 계곡은 알려질만큼 알려진 게 요즘 사정이다. 그러나 비록 알려졌으되 ‘아직 이곳만은’ 아무에게나 쉽사리 발길을 허용치 않는 곳이 있다. 강원도 응봉산(999m)이다.

 

 

본디 강원도에서 ‘물’하면 빠뜨릴 수 없는 곳이 응봉산.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재량박골, 온정골 등 천미터도 안되는 산에 굵직한 계곡을 다섯이나 거느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이렇게 계곡이 세 개나 몰려있는 풍곡리는 이름마저 계곡이 풍부하다는 뜻의 ‘풍곡(豊谷)리’.

그 중에서도 최고의 비경지는 단연 용소골이다. 용소골은 절벽을 타고 넘어야만 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용소가 3개나 도사리고 있고 구절양장처럼 휘도는 협곡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 코스의 경험자를 대동하는 게 안전하다. 예측불허의 폭포와 한 굽이 돌 때마다 입을 쩍쩍 벌리게 하는 소와 담은 한여름에도 소름 돋을 한기를 뿜어낸다.

용소골의 압권은 1·2·3 용소. 시커먼 소가 뿜어내는 마력에 눌려 혼자 용소골을 오르던 이들도 종종 되돌아 내려오는 일도 있다. 마을에서 기우제를 지내던 1용소 1용소까지는 덕풍마을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 응봉산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은 사람들은 1용소만 보더라도 응봉산 계곡이 지닌 마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용소는 세 개의 용소 가운데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며 신성시하던 곳. 그러나 산행을 제법 해본 산꾼이라면 정상을 넘어 온정골 덕구온천까지 하루거리의 계곡 산행을 욕심내볼 만하다. 1용소에서 2용소까지 1시간, 3용소까지 약 3시간이 걸린다.

용소골을 오르는 대다수 등산객들은 3용소를 지나 주계곡을 계속 따라가는 길보다는 3용소 가기 전 왼쪽의 작은당귀골로 곧장 응봉산 정상으로 오른다. 용소골이 상부에는 임도가 나 있어 제멋을 잃어 버렸고 또한 응봉산 정상을 남쪽으로 한참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은당귀골은 시간도 단축될 뿐 아니라 천연의 계곡을 따라 정상까지 길도 잘 나 있다. 작은당귀골은 입구에 표지기가 걸려있다. 응봉산 정상에서 맑은 날이면 동해까지 바라다보인다. 정상에서 온정길을 따라 덕구온천까지 하산하는 데는 2시간 30분 잡으면 된다. 용소골은 협곡인지라 주계곡을 따라 오르면 길 잃을 염려는 크게 없다.

주의할 곳은 제1용소와 2용소의 우벽의 트래버스하는 곳. 2용소와 3용소 사이에도 몇 개의 소를 더 지나므로 약간의 보조 자일과 슬링을 준비해가는 게 좋다.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온 사람들에게는 풍곡리 입구에서 덕풍마을까지 이어진 덕풍계곡(지도에는 풍곡계곡이나 주민들은 덕풍계곡이라 부른다)을 권할만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곳곳에 물을 건너야했으나 올해 봄 버릿교, 부추밭교 등 총 5개의 다리가 완공되어 마을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덕풍계곡은 계곡 좌우 깎아지른 절벽이 절경인 곳으로 점차 안으로 들어갈수록 계곡이 넓어진다. 찍소, 구룡소 등 전설이 담긴 소가 군데군데 펼쳐진다. 첫 번째 다리를 지나서 있는 구룡소에는 길이가 15센티미터나 되는 산천어를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오염되지 않은 계곡이다.

가볼 만한 곳 신리에 온전히 보존된 너와집을 들러볼 만하다. 해안쪽으로 나가 궁촌, 용화, 장호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은 삼척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어촌에 살던 처녀와 해신목에 얽힌 사연이 깃든 갈남2리의 해신당, 공양왕릉 등지가 있다.

 

등산코스 :

[제 1코스]
          덕풍마을을 지나 용소골의 좌측 산능선을 타고 가면 정상까지 약 6시간 소요되는 코스 · 

[제 2코스]
         용소골 계곡을 타고 올라가면 제1·2·3용소 및 작은 당귀골을 지나 정상까지 약 11시간 정
         도 소요되는 코스 

그러나 용소골은 등산로 일부 구간의 미정비로 산행에 주의를 요하며, 가능하면 마을주민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 안내도
풍곡리는 행정구역으로는 삼척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 태백에서 접근하기에 쉽고 빠르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태백 쪽에서는 38번 국도를 타고 삼척방면으로 가다 통리에서 416번 지방도를 타고 응봉산 입구에 위치한 가곡자연휴양림으로 방향을 잡는다. 풍곡초등학교 지나 휴양림 들어가는 입구 옛터교를 건너면 대형 주차장이 있다. 휴양림까지는 약 5킬로미터 거리다.

주차장 왼쪽이 덕풍계곡이며 이 계곡을 따라 덕풍마을까지 비포장길이 나 있다. 대중교통편은,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00에서 19:00까지 25분마다 운행하는 호산행 버스를 타고 풍곡에서 하차한다. 50분 걸린다. 혹은 삼척종합버스정류장에서 06:30∼17:25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호산행 버스를 타고 호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태백행 시외버스로 갈아탄다. 삼척에서 호산까지는 1시간 10분 걸리며, 호산∼풍곡행 버스는 07:00에서 20:20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등산의 여유 > 강원권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관령-선자령 눈길산행  (0) 2015.02.02
설악산-흘림골  (0) 2009.10.12
태백산 천제단 - 환상의 눈축제  (0) 2008.01.28
평창 발왕산  (0) 2007.02.03
응봉산(매봉산)  (0) 200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