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여유/충청권 산행

남령-월봉산-거망산-용추계곡

원강한량 2007. 2. 26. 11:28

월봉산 (1279m), 거망산 (1184m)

경남 함양군 서상면, 거창군 북상면 경계

 

언제: 2007년 2월 25일(일) 09:40 ~ 16:50 (7시간10분)

누구랑: 자율 가이드 회원

코스: 남령(09:40)-월봉산(11:35)-거망산(14:20)-장자벌갈림길(15:10)-용추사 주차장(16:50)

 

함양에서 들어와 거창 북상면의 경계인 남령재에 도착하여 우리의 산행은 시작된다.

오늘은 날씨가 맑겠다던 일기예보를 무색케하고 눈보라가 앞의 전경을 가로막아 버려 아쉬움이 더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눈꽃산행이 될것 같아 기대감이 부풀었다.

이곳 남령에서 월봉산 들머리로 잡고 우리 일행들 ... 산이라면 남에게 지지 않겠다는 산꾼들로 모아진 가이드산악팀이다. 한마디로 산에 미친 산꾼들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월봉산 1279m 고지를 향해 아무도 가지 않은 깨끗한 눈길을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남령재 월봉산 들머리 이정표>

 

 

 

 

이번 겨울 눈꽃등산을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 드뎌 그 소망을 이루는 샘이다.

나뭇가지에 엉겨 붙은 눈꽃송이가 너무 아름답구나. 눈꽃에 도취되어 있을수만은 없는 산행길의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바닥이 얼어붙은 그 위에 눈이 내려서 미끄럽기가 빙판이구나.

아이젠을 꺼내 등산화에 채우고 마음은 즐거움에 가득하지만 차가운 날씨에도 이마에선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땀이 쉴새 없이 흘러 내리는구나~!

밧줄도 타고 기어 오르며 1279고지 월봉산을 향해 헉헉 대면서 오르고 또 오른다.

 

<아직도 아름다움을 간직한 눈꽃>

 

 

<거북바위 - 난코스 지역>

 

<저 산 너머에 월봉산이 운무에 가려져 있다>

 

<월봉산의 정상석> 

 

힘겨운 산행의 모람은 항상 느끼지만 정상석을 부여잡고 기념 촬영할 때이다.

피로가 한꺼번에 눈녹듯 사라지고 다음 산행의 힘을 모아 다시 길을 재촉할 수가 있는 것이다.

눈길 산행은 평상시 보다 힘이 두배는 드는것 같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훨씬 더 드는것 같다.

그래도 다음 기착지인 거망산을 향하여 길을 재촉해야 한다.

 

<월봉산 정상에서>

 

<저멀리 거망산이 구름에 덮여서 보이는 듯>

 

<큰목재 - 수망령 갈림길>

 

<은신치 - 은신암 갈림길>

 

억새군락지가 넓다란 평원을 연상케하여 이곳에서 잠시 휴식도 취할 겸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따스한 햇살이 억새 군락을 더욱 따스함과 포근함으로 감싸 안으니 점심 먹는데 적격이 아닐수 없다. 집 떠나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변변한 점심을 마련할 수 없어 오늘도 김밥집에 들려 간단한 김밥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한끼 채움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런 시간이 가장 힘들고 마음이 아파온다.

나도 언젠가는 따스한 점심을 준비하여 산행을 할수 있는 그날이 오겠지~!!

 

<거망산이 아직도 손에 잡히지 않네>

 

가파른 거망산 정상을 향해 다시 한번 피치를 가해 헉헉대는 숨을 몰아쉬다 보니 어느샌가 거망산 정산 표지석이 나타나는구나.

 

<거망산 정상석>

 

<거망산 정상에서 흔적 남기기>

 

 

이곳 까지는 남들과 발걸음을 같이 하며 잘도 달려왔다. 

지장골로 내려가는 안부 갈림길에서 급히 빠져 내려가는 님들도 있으나 종주를 목표로 좀더 치달아 본다.

멀리 아스라히 황석산이 보이는듯 하구나.

아직도 몇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야 황석산에 오를 수 있을 듯하다.

샘터에서 지장골 용추사로 내려가는 삼거리에서 다시 도전의 힘을 가해 황석산의 정상을 꼭 밟아 보이리라 생각하며 길을 재촉하나 다리가 힘겹다는 표시를 해오는 구나.

 

거망산을 지나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 1시간의 산행에 체력이 많이 소진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이대로 황석산을 밟고 황암사까지 내려가면 어둠이 덮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이곳에서 빠져 불당골로 장자벌 방향을 택해서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조금만 가면 황석산을 밟을수 있는데 못가고 중도에 길을 꺽는 아쉬움이 남을것 같았지만 나의 체력의 한계라 생각하고 좀더 체력관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장자벌로 내려가는 갈림길 - 불당골 - 용추계곡>

 

 

눈길을 걷다가 이젠 낙엽이 가득한 산길을 걷는 묘미가 더욱 발길을 가볍게 하는구나~!

여기가 불당골이라는데 그 의미가 뭔지??

여기 곳곳엔 나무의 진을 빼내는 고로쇠나무가 많아 고로쇠물 채취하느라 나무마다 구멍을 내고 호스를 연결하여 통신망처럼 온산을 뒤덮고 있어 삶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생각케 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아스라이 보이는 기백산 산등성이> 

 

 <용추사 입구 주차장>

 

대기하고 있는 버스가 이곳 주차장에 있기에 찾아든다.

힘겹고 긴 산행이 여기서 마감되어 7시간이 넘는 눈길과 흙탕길에 낙엽길을 골고루 맛보며 분주히 달려왔던 코스를 되새겨 보면서 한장의 산행일지를 마감한다.

 

아이젠에 몸을 의탁하며 산길을 걷는건 처음이지만 그런대로 즐거움이 있으며 체력소모가 많다는 것도 느꼈다.

다음에 꼭 황석산과 기백산을 찾으리라 눈도장을 찍어 두고 오늘 좋은 산님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며 다시 기회를 잡아 더 멋있는 산행에 도전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여기서 버스로 황암사 앞으로 이동하여 종주한 일행과 만나 하산주 한잔씩 곁들이고 저녁식사로 떡국을 준비한 주최측의 성의에 감사하는 맘으로 허기를 달래고 버스로 달려 달려 포항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되었구나.

대충 샤워만 하고 마무리는 내일로 미루어 둔체 내일의 근무를 위해 잠을 청해야 한다.